049. 평등원칙

① 평등원칙

평등원칙은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대한 우리 헌법의 최고 원리로서 국가가 입법을 하거나 법을 해석 및 집행함에 있어 따라야 할 기준인 동시에, 국가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불평등한 대우를 하지 말 것과, 평등한 대우를 요구할 수 있는 모든 국민의 권리로서,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헌법 제11조
①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 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② 사회적 특수 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

우리 헌법은 제11조에서 평등의 원칙과 평등권을 규정하고 있다. 동조 제1항에서는 차별 금지 사유로서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을 명시하고 있다. 이를 한정적 열거로 보는 견해가 있으나 예시적으로 보는 견해가 다수이고 타당하다. 또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모든 생활 영역에서의 차별 금지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평등원칙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은 같게, 본질적으로 다른 것은 다르게 취급할 것을 의미하므로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것은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평등권은 절대적 평등을 규정한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 있는 차별을 허용하는 상대적 평등을 의미하며 소극적인 차별의 금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평등의 실현도 포함한다.

② 평등권의 내용

‘법 앞에 평등’이 실현되어야 한다. ‘법 앞에 평등’에서 법은 의회에서 제정한 형식적 의미의 법률과 헌법, 명령, 규칙 등 모든 법규범을 의미한다.
‘법 앞에서’의 의미는 법 집행과 적용뿐만 아니라 법의 내용까지도 평등해야 한다는 모든 국가 작용에 대한 규제 원리이다. 이에 따르면 모든 법률은 평등원칙에 위반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불법 영역에서의 평등은 허용되지 않는다. 불법에 대한 평등권 주장은 국가가 위법행위를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므로 법치주의 원리에 따라 허용될 수 없다.

③ 차별

차별 금지의 사유는 성별, 종교, 사회적 신분 외의 출신지역, 출신학교, 용모나 연령 등이 있다. 이에 대한 자의적 차별은 위헌이다. 헌법 제11조에서 금지하고 있는 차별 금지 사유에 따른 차별이라 하더라도 차별이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것은 아니며, 합리적 이유가 있다면 허용될 수 있다. 평등의 의미에 대해 절대적 평등설과 상대적 평등설이 있다. 통설은 상대적 평등설이며, 이에 따르면 합리적 근거 또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차별 혹은 불평등은 허용된다. 합리적 차별의 판단 기준으로는
1. 인간의 존엄성 존중
2. 정당한 입법 목적
3. 수단의 적정성(과잉금지원칙)이 있다.

④ 평등원칙의 심사 척도

첫째, 자의금지원칙에 위반되어서는 안 된다. 입법자에게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가 인정되는 영역에 적용하는 심사 기준이다. 이에 따르면 차별 취급이 외관적으로 명백하게 자의적인 경우에 자의금지원칙에 관한 심사 요건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을 다르게 취급하고 있는지에 관련된 차별 취급의 존재 여부와, 이러한 차별 취급이 존재한다면 이를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전자의 요건과 관련하여 두 개의 비교 집단이 본질적으로 동일한가의 판단은 일반적으로 당해 법규정의 의미와 목적에 달려 있고, 후자의 요건에 관련하여 차별 취급의 자의성은 합리적인 이유가 결여된 것을 의미하므로 차별 대우를 정당화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면 차별 대우는 자의적인 것이 아니게 된다.

둘째, 비례원칙에 위반되어서는 안 된다. 자의 심사의 경우에는 차별을 정당화하는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만을 심사하기 때문에 그에 해당하는 비교 대상 간의 사실상의 차이나 입법 목적(차별 목적)의 발견 혹은 확인에 그친다. 반면, 비례 심사의 경우 단순히 합리적인 이유로 존부 문제가 아니라 차별을 정당화하는 이유와 차별 간의 상관관계에 대한 심사, 즉 비교 대상 간의 사실상의 차이의 성질과 비중 또는 입법 목적(차별 목적)의 비중과 차별의 정도에 적정한 균형 관계가 이루어져 있는가를 심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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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등원칙: 불평등사례

① 여성 후보 추천 제도

여성 후보 추천 제도는 평등원칙에 부합한다. 남녀 차별의 해소라는 합리적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야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 대부분 남성 국회의원들로만 구성된 국회는 남성의 시각에서만 법을 제정할 것이다. 그렇기에 여성을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추천하도록 강제하여 여성의 시각에서도 법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제도는 다른 것을 다르게 대하는 것으로 평등원칙에 부합한다.

② 사기업 지원 조건

사기업의 지원 조건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사기업의 고용 계약은 기업이 자유롭게 기준을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으로 외모를 두는 것은 합리적 이유라 할 수 없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추구이기에 고용의 기준은 업무 능력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업무 능력은 따지지 않고 외모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원 조건 설정은 다른 것을 같게 대한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③ 한국 산업 규격의 색명 명명

한국 산업 규격의 색명 명명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백인과 황인 그리고 흑인의 살색은 모두 다르다. 세계화가 진행되어 다문화 시대가 된 지금 한국에도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이 한국 산업 규격의 색명 명명에 따른 제품을 이용하게 될 것인데, 살색이라는 색깔은 황인종의 피부색만을 지칭하고 있어 다른 인종의 아이들의 살색깔에 대한 차별적인 인식을 확대한다. 따라서 이는 합리적 이유 없이 다른 피부색에 대한 차별 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④ 카이저 알루미늄 공장의 인사 정책

카이저 알루미늄 공장의 인사 정책은 평등원칙에 부합한다. 미국에서 흑인 및 소수 인종과 여성은 사회 여러 분야에서 오랫동안 차별을 받아왔다. 이들은 교육의 기회도 평등하게 얻지 못했으며, 일자리도 제대로 얻지 못해 사회·경제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소수 집단에 대해 역사적 차별을 보상하고 실질적인 평등을 이루려는 조치로서 교육·직업 훈련에서 할당제를 시행하게 된 것이다. 노동자의 40%가 흑인임에도 불구하고, 기술 부문에는 2%만 종사하는 것은 심각한 불균형이다. 이러한 불균형이 시정되어야 할 필요성이 웨버가 받는 역차별에 의한 피해보다 크다. 그렇기에 이 차별은 합리적인 이유를 근거로 하기에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⑤ 교도관 임용 기준

교도관 임용 기준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교도관이 되는데 필요한 자질은 평상시 수형자가 직원·타 수형자 혹은 시설에 위해를 가하지 못하게 하고 위급 시 수형자를 제압할 수 있는 신체 능력이다. 위 교도소에서는 이러한 신체 능력이 키와 몸무게에 비례한다고 생각하여 이러한 기준을 정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체격과 신체 능력이 항상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이를 공정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체력 검정이나 위기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 등의 평가가 필요하다. 이처럼 측정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막연한 고정 관념에 따라 키와 몸무게라는 잘못된 방법으로 평가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에 해당한다.

⑥ 회사의 구조조정 대상 지정

회사의 구조조정 대상 지정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사례: 경영 악화로 인하여 구조조정 예정인 회사에서 사내 부부 중 일방을 대상자로 지정) 구조조정의 목적은 기업 회생을 위한 효율적 인력 운용이다. 그러나 사내 부부라는 것은 업무 능력과 무관한 것이기에 이들을 자른다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이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는 합리적 이유 없는 구조조정이므로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⑦ 우열반의 편성

우열반의 편성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고 좋은 학업 성적만을 얻기 위한 곳이 아니라, 다양한 생활 환경을 가진 아이들이 서로 어울리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인격 성장의 장소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학교는 아이들의 다양한 가능성을 키워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그런데 이들을 성적이라는 단일 기준으로 나누어 수업뿐만 아니라 학교생활까지도 분리한다면 이는 다양성을 감소시켜 아이들이 다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과 교류하고 이들을 이해할 기회를 빼앗을 것이다. 또한 열반에 들어간 아이들은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껴 인격적 성장 대신 좌절감을 키워나갈 수도 있다. 이는 교육 환경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기회를 빼앗는 것으로 같은 학생을 다르게 대한 것이기에 평등원칙에 위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