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0. 실체적 진실의 발견 - 중대범죄 공소시효 폐지

쟁점: 정의 회복 VS 법적 안정성

찬성: [주요쟁점] 정의 회복을 위해 중대범죄 공소시효 폐지는 타당하다.

① 정의 회복

정의 회복을 위해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한다. 공동체는 서로 다른 개인이 모여 형성된 것으로서 공유된 가치를 기반으로 한다. 만약 공유된 가치가 훼손된다면 공동체는 필연적으로 붕괴한다. 이러한 공유된 가치에는 정의가 있다. 정의란 각자에게 올바른 몫을 주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범죄를 저지른 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을 포함한다.
중대범죄는 연쇄살인 등 타인의 생명을 침해하는 등 반인륜적 범죄를 의미하며, 이는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큰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지우는 것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중대범죄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게 부과되었을 때 피해자 및 국민의 응보 감정이 해소될 수 있어 각자에게 올바른 몫을 주어야 한다는 정의 개념에 부합한다.
만약 단지 시간이 흘렀다는 이유로 이러한 중대범죄에 책임을 묻지 않게 된다면, 사회 구성원은 사회적으로 해악을 끼치더라도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중대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적용하는 것은 부정의한 행위를 한 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만 공적인 책임을 묻는 것으로서, 공소시효가 지나기만 하면 부정의한 행위에 공적인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이로 인해 사회 구성원들은 부정의한 행위를 하더라도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인식은 중대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처벌을 피할 유인이 있어 중대범죄를 저지를 유인이 있는 잠재적 범죄자들은
공소시효 제도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정의 회복을 위해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한다.

② 실질적 법치주의 실현

실질적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해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한다. 실질적 법치주의는 법률의 목적과 내용이 정의에 부합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소시효는 오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증거가 풍화되어 범죄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희미한 증거와 기억만으로 억울하게 범죄자로 오인받아 처벌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존재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현재 과학기술의 발달로 인해 실체적 진실의 발견 가능성이 과거보다 높아졌다. 예를 들어 2000년대에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성별 정도만 구분할 수 있었다면, 최근에는 보관한 지 몇 년이 지난 머리카락 한 올로도 유전자 분석이 가능하다.
과학기술이 지금보다 더 발전하게 되면 시간이 지나며 희미해져 증거능력이 없던 증거도 증거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즉, 현재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실체적 진실의 발견이 용이해져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고, 오히려 명백하게 부정의한 중대범죄를 처벌하여 정의 회복이 가능해진다. 따라서 현재의 범죄 수사 여건이 법 제정 당시와 달라졌다면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것이 실질적 법치주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이다. 따라서 실질적 법치주의의 실현을 위해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한다.

③ 범죄 예방

중대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한다.
중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인정한다면, 이러한 범죄를 일으킨 자는 자신의 죄를 뉘우치기보다는 공소시효가 지나기만을 기다리며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할 것이다. 이로 인해 차후 반인륜적 중대범죄를 처벌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하지만 중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를 폐지한다면, 나중에라도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자신의 범죄가 발각될 수 있어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기 때문에 범죄의 비용이 커져 위하력이 생길 것이고, 중대범죄를 쉽게 저지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중대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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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 [주요쟁점] 법적 안정성을 위해 중대범죄 공소시효 폐지는 부당하다.

① 법적 안정성

법적 안정성을 위해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폐지해서는 안 된다. 국민은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안정적으로 보호받고자 국가를 형성하고 법률을 만들었다. 국민의 법률에 대한 신뢰는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안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신뢰이며, 이러한 신뢰가 훼손될 경우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안정적 보호 또한 불가능해진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 때문에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알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시간이 흘러 진실로 범죄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희미한 증거와 기억만으로 범죄자로 오인받아 억울하게 처벌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제거하여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안정적으로 보호받고자 공소시효 제도를 도입하였다. 사회 일반은 공소시효 제도가 모든 사안에 예외 없이 적용될 것이라는 법적 신뢰가 형성되어 있다. 하지만 중대범죄 공소시효 폐지는 이러한 신뢰에 반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사회 일반의 공소시효 제도에 대한 법적 신뢰가 저해되어 법 체계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러한 신뢰 훼손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안정적으로 지키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할 것이다. 따라서 법 체계 혼란 야기를 막아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중대범죄의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

② 타 범죄와의 형평성(평등 원칙)

타 범죄와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대범죄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
중대범죄에 대한 인식은 하나로 통일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사회 공동체에는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이루어졌기 때문에 중대범죄에 대한 인식과 심각성에 대한 관점 또한 반드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어떤 범죄를 중대범죄로 결정하고, 이에 대해 공소시효를 폐지할지 결정하기 어렵고, 기준을 정하는 합의 과정에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설사 합의한다고 해도 그 기준이 불분명하여 다른 범죄와의 형평성의 문제까지 발생할 여지가 있다. 따라서 타 범죄와의 형평성을 유지하기 위해 중대범죄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

③ 사회 혼란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중대범죄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
공소시효 제도는 시간의 경과로 인해 효력이 감소한 증거와 과도한 행정력 투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해악을 예방하기 위해 존재한다. 이를 폐지한다면 부정확한 증거로 인해 무고한 자가 부당하게 처벌받을 수 있고, 이를 조사하기 위한 행정 당국의 업무 증가로 인해 즉각적인 해결이 필요한 다른 사건을 처리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오랜 시간이 지나 범죄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지면 범죄 피해자의 응보 감정도 희미해지게 되는데 이 경우 처벌의 사회적 필요 또한 약해지게 된다. 그런데 공소시효를 폐지하게 되면 사회적 처벌이 필요하지 않은 범죄까지도 처벌의 대상이 되고 이는 사회 혼란을 촉발해 사회적 안정성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사회 혼란을 예방하기 위해 중대범죄 공소시효는 폐지되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