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8. 표현의 자유 : 음란물 규제

쟁점: 공동체 유지·존속 VS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찬성 : [주요 쟁점] 공동체 유지·존속을 위해 음란물 규제는 타당하다.

① 공동체 유지·존속

공동체 유지·존속을 위해 음란물 규제는 타당하다. 공동체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개인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공유된 가치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공유된 가치 중 건전한 성풍속이 있다. 건전한 성풍속이란 사회 통념에 비추어 성적 도의관념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서, 공동체의 존속과 확대에 결정적 요소인 성과 관련된 가치이다. 이러한 공유된 가치가 훼손될 경우 공동체는 필연적으로 붕괴하게 된다.
음란물이란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 표현을 통해 성적 흥미에만 호소하는 문서, 영상 등의 매체를 의미하며, 그 특성상 음란물을 지속적으로 접촉하는 것은 사회 구성원에게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비정상적 태도를 형성하게 할 수 있다. 이런 음란물은 시청각적인 자극성이 매우 강해 한 번 음란물을 접한 사람은 지속적으로 접하게 될 유인이 충분하며, 인터넷 등의 공간에서 전파된다면 수많은 사람들에게 왜곡된 성관념을 확산시킬 수 있다.
이러한 확산은 사회 전반에 왜곡된 성관념이 만연하는 결과를 낳게 되고, 궁극적으로 공유된 가치인 건전한 성풍속이 훼손될 것이다. 특히 아직 성도덕관이 확립되지 않은 아동·청소년들은 음란물에 접촉함으로써 공유된 가치인 건전한 성풍속을 학습하지 못한 채 왜곡된 성관념을 갖고 있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공동체 유지·존속을 위해 음란물 규제는 타당하다.

② 국가의 의무

국가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음란물 규제는 타당하다. 개인은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국가를 형성하였고 자신의 주권을 국가에 위임하였다. 따라서 국가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위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일부 제한될 수 있다.
음란물은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성 표현을 통해 음란물에 노출된 개인에게 성적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 이로 인한 신체적 증상 등 직접적 피해를 준다. 또한 이러한 음란물에 노출되어 왜곡된 성관념을 갖게 된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성범죄 등으로 인해 다른 사회의 구성원들은 직접적으로 신체에 해악을 겪게 된다. 이는 타인의 자유에 직접적인 해악을 끼치는 행위로서,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고자 하는 개인은 이러한 직접적인 해악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국가에 사회 질서 유지를 위한 강제력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물론 노골적이고 적나라한 음란물에 대한 기준을 모든 개인이 합의하여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기준을 정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로 이를 방치한다면 성적 도의관념이 해체되고, 사회적 혼란이 발생한다.) 개인이 국가에 자신의 주권을 위임한 이유는 개인보다 전문적인 능력을 가진 국가가 이러한 기준을 정해 사회 혼란을 막아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받기 위함이다.

cf) 평등원칙 : 음란물은 음란성 등 사회의 해악을 끼치는 것으로서 일반 영상물과 다르다 → 다른 것은 다르게 대해야 한다.

③ 실질적인 개인의 자유 보호

개인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음란물 규제는 타당하다. 개인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국가는 개인의 진정한 자유 의사에 반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어떤 사람도 부도덕하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음란 영상물에 출연하거나 이를 제작하는 일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나 음란물을 규제하지 않을 경우 무분별한 성적 표현이 사회적으로 용인된다는 인식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경제적 이익을 노리고 포르노 등의 변태적 성행위를 담은 영상물이 시중에 유통될 수 있다. 그렇다면 자신의 진정한 의지에 반해 불법 촬영으로 인한 음란 영상물을 출연, 제작하는 등의 잠재적 범죄 피해자가 양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음란물의 제작 및 유포는 사람들이 자신의 자유를 누리며 살고 싶다는 진정한 의사에 반해 행동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음란물 규제를 통해 음란 영상물로 인한 범죄를 예방함으로써 개인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음란물 규제는 타당하다.

---

반대 : [주요 쟁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므로 음란물 규제는 부당하다.

①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므로 음란물 규제는 부당하다. 개인은 자유로운 존재로 자신의 선택이 가져올 결과를 예측하고 선택하여 그에 대한 책임을 진다. 개인의 자유 실현이 타인의 자유에 직접적 해악이 없는 한 제한되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개인의 자유 중에는 성에 대한 자신의 선택과 이에 대한 책임은 개인의 몫이 되어야 한다는 성적 자기결정권이 있다. 이러한 개인의 선택이 더 현명하거나 바람직하다고 하여 권유할 수는 있으나 강제할 수는 없다. 이는 성적 표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기반하여 음란물을 접하지 않는 선택을 하거나, 음란물을 접하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이에 음란물을 시청한 개인은 본인의 자유의지에 따라 성적 만족감을 충족시키기 위해 음란물을 시청하기로 스스로 판단하여 결정한 것이다. 이는 음란물을 통해 쾌락적 즐거움을 얻을 것을 예측하고 개인이 심사숙고하여 선택한 것이다.
이런 개인의 자유 행사가 타인의 자유에 직접적 해악이 있다면 제한될 수 있지만, 음란물을 시청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일 수는 있으나 강간이나 폭행 등과 같이 타인의 자유에 직접적 해악을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범죄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제약해서는 안 된다. 즉 음란물을 접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해당하며 타인의 자유에 직접적 해악을 주지 않으므로 국가는 이를 규제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므로 음란물 규제는 부당하다.

② 표현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음란물 규제는 부당하다. 개인은 자신의 자유·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국가를 형성했다. 이에 국가는 개인의 자유·권리를 보장할 의무가 있으며, 이러한 개인의 자유 중 하나로 표현의 자유가 있다. 표현의 자유란 자신의 사상·의견을 언어, 문자 등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발표할 자유를 말한다.
작품의 음란성과 성적 표현의 경계는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음란성에 대한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판단 기준을 설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겐 예술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성 표현이 누군가에겐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음란 표현으로 여겨질 수 있고, 성적 수치심을 유도하는 것이 아닌 폐쇄적 문화에 저항하는 수단으로서 성 표현을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호한 음란성의 개념을 기준으로 국가가 나서서 표현의 문제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게 된다면 개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개인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출할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이는 성 표현이 등장하는 작품 외의 다른 영역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이는 개인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의무를 외면하는 것이므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음란물 규제는 부당하다.

③ 온정적 후견주의 우려(절대국가)

온정적 후견주의의 우려가 있으므로 음란물은 허용되어야 한다. 시민이 자유롭게 표현하고 또 볼 수 있는 성 표현에 대해 성도덕의 보호라는 명분으로 국가가 나서서 규제하는 것은 어떤 것이 좋은 것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것인지 국가가 개인에게 지도해 주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부모가 미성년 자녀를 지도하듯이 국가가 주권자인 국민을 지도하고 지배하는 존재여서는 안 된다. 음란물을 규제하는 것은 보통의 성인 시민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성적 수치심을 초래하는 음란 표현을 접했을 때 이를 자정할 수 없다고 국가가 판단하는 것이며, 곧 국가가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하고 책임을 지는 존재임을 부정하는 것인 동시에 시민사회의 자율성을 모독하는 것이다.
따라서 온정적 후견주의의 우려가 있으므로 음란물은 허용되어야 한다.

cf) 반대 예시 : 일본 성범죄율의 경우, 음란물이 허용된 국가지만 성범죄율은 낮다(음란물과 성범죄는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는 근거 예시).